고사성어
천택납오(川澤納汚)
해피 띵호와
2023. 7. 18. 18:44
천택납오(川澤納汚)
하천이나 못은 오수도 받아들인다,
지도자는 결점 있는 사람도 널리 포용해야 한다.
[내 천(巛/0) 못 택(氵/13) 들일 납(糸/4) 더러울 오(氵/3)]
마음이 넓고 아량이 있으면 모두에 환영받는다.
개인 간에도 그러한데 지도자라면 크건 작건
선악의 사람들을 포용해야 크게 성공한다.
바로 떠오르는 말이 있다.
秦始皇(진시황)의 신임을 받은 이웃나라 출신
李斯(이사)가 모략으로 추방의 위기에 처하자
태산은 한 줌의 흙도 사양하지 않아 높게 되었다는
泰山不辭土壤(태산불사토양)의
諫逐客書(간축객서)로 위기를 면했다.
이후 이사는 통일제국 확립에 큰 공헌을 했다.
이어지는 부분 하해는 작은 물줄기 하나도 가리지 않아
이뤄졌다는 河海不擇細流 (하해불택세류)도 알려져 있는데
이 말은 앞서 하천이나 못(川澤)은 더러운 물도 받아들인다
(納汚)는 伯宗(백종)을 연상시킨다.
‘春秋左氏傳(춘추좌씨전)’의 宣公(선공) 15년 조에
일촉즉발의 전략 싸움이 흥미진진하게 그려져 있다.
楚(초)나라의 莊王(장왕)이 五覇(오패)에 오르기 전
한창 세력을 키울 때였다.
齊(제)나라에 사신을 보내면서 지나치게 되는 이웃 소국
宋(송)나라에 통보도 하지 않았다.
빌미가 잡히면 침략하기 위해서였다.
이에 대신 華元(화원)이 주권을 지켜야 한다며
사신을 잡아 처형하고 만반의 수비태세를 갖췄다.
화가 난 초의 장왕이 대군을 일으켜 공격했으나
송나라는 여러 달 전투를 끌면서 북방의 晉(진)나라에
사신 樂嬰齊(악영제)를 보내 구원을 청했다.
진나라 景公(경공)은 형제의 나라 송나라를
구하기 위해 출병준비를 시켰다.
이때 대부 백종이 나서며 진나라가 강하다고 하나
지금은 하늘이 초나라를 돕고 있으니
출병하지 않는 것이 좋겠다고 간언했다.
그러면서 말을 잇는다.
‘뜻을 굽히고 펴는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했습니다
(高下在心/ 고하재심).
하천이나 연못은 오수와 탁수를 받아들이고,
산과 늪은 독충을 숨어 살게 하며,
아름다운 옥도 흠을 가지고 있습니다
(川澤納汚 山藪藏疾 瑾瑜匿瑕/
천택납오 산수장질 근유닉하).’
藪는 늪 수.
그러니 지금의 조그만 오점은
참고 기다려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옳다고 여긴 경공은 송나라에 사신을 보내
곧 지원하겠다는 말만 하고 끝냈다.
조그만 흠을 찾아내 서로 옳다, 그르다며
지지고 볶는다면 통합은 하세월이다.
유리한 측에서 관용을 베풀고 선의로 대해야
입장이 바뀌었을 때도 마음이 넓어진다.
높은 사람의 관용은 충성을 빼앗는 전략이라
낮춰 보는 시각도 있지만 계속 쌓이면 그렇지 않다.
菜根譚(채근담)에 있는 좋은 말도 음미해 보자.
‘마음이 너그러운 사람은 마치 봄바람이 따뜻하게 하여
길러주는 것과 같아서 만물이 이를 만나면 성장한다
(念頭寬厚的 如春風煦育 萬物遭之而生/
염두관후적 여춘풍후육 만물조지이생).’
煦는 따스할 후.